블로그의 고립성

Author : 알쯔 / Date : 2008.08.21 05:48 / Category : 주절거림

새벽녘, 메타사이트들을 둘러보니 오늘따라 고립성이라는 말이 상당히 많이보이네요. 그래서 블로그의 고립성에 대해 제 생각을 짧게나마 포스팅합니다.

하나. 전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방문목적
블로그가 생기기전 웹은 소규모 커뮤니티, 개인홈페이지로 나눌수있는 이원화된 웹이었습니다. 소규모커뮤니티에는 다음카페나 클럽서비스등이 포함될 수 있겠지요.
그 사이트들의 방문목적은 간단합니다.

소규모커뮤니티 : 회원들간의 안부, 친목도모, 회원들간의 공통된 주제교류
개인홈페이지 : 주인장의 안부, 주인장과의 교류, 오프라인에서 이어져 온라인상으로, 온라인상에서 이어져 넷친구로

그러던것이 개인홈페이지가 좀더 세분화되기 시작했습니다. 흔히들 말해오던 개인홈페이지와 미니홈피, 블로그로 말이죠. 기존의 개인홈페이지의 방문목적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주된목적은 개인홈페이지 주인과의 친목도모가 되겠죠. 미니홈피의 방문목적도 친목도모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블로그는 달랐습니다. 블로그는 미디어라는 인식이 강하게 들면서 블로그를 운영하는 블로거와의 교류보다는 글을 읽기위해, 정보를 얻기위해 방문하는 성향이 기존의 개인홈페이지나 미니홈피에 비해 월등했죠.
즉, 방문목적이 교류보단 정보획득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두울, 교류가 힘들수밖에 없는 블로그의 특성
커뮤니티사이트들을 한번 생각해보죠. 커뮤니티사이트들은 한정된 회원들이 서로 참여해가며 서로 친목을 도모, 서로의 관심사를 나눌 수 있는 공간입니다. 커뮤니티의 자유게시판에서 이런성향이 강해지죠. 누가 글을 쓰든 상관없고, 그 글들을 읽으면서 정보를 찾기보단 글을 작성한 사람을 알아가고, 그 사람과 친해지는 것이 목적입니다. 오프라인 모임도 종종 가지구요. 그 커뮤니티 자체가 고립될지언정, 커뮤니티 안에서의 개인이 고립되기란 힘든 태생적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1인미디어라고 불릴수 있는 미니홈피와 블로그는 조금 다릅니다. 그나마 미니홈피는 고립성이 조금 떨어집니다. 오프라인에서 나를 아는, 또는 온라인에서 나를 알던 기존의 방문객들과의 최소한의 교류는 이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미니홈피의 운영자는 자신의 일상을 기록하고, 그 운영자를 아는 지인은 그 일상들을 보며 그 사람에 대해 좀더 알아가며 교류의 폭을 넓힐 수 있고, 그것이 미니홈피의 목적이 되어버렸습니다.

하지만 블로그는, 앞서 말했듯이 커뮤니티, 개인홈페이지, 미니홈피와는 태생부터 생겨먹은 모양이 틀립니다.
제 블로그만 해도, 저를 아는 사람들이 제 블로그에 와서 저와 교류를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저를 모르는 사람들이 메타사이트에 발행된 글에 관심을 보여 방문하는거죠. 방문자의 목적은 오직 블로그의 "글" 입니다.
이 사실에서 출발해보면 각각의 블로그들은 서로 고립될 수 밖에 없습니다.

블로그를 방문한사람들은 유익한 글만 읽고 자신의 지식으로 만들면 방문목적을 달성할 수 있습니다. 블로그란 세계는 한정된 회원이 있는 소규모 커뮤니티보다 규모가 몇백배 커, 굳이 처음본 블로거와 친해질 필요성을 느끼지 못합니다. 언제 지금의 블로거와 다시 만날지 기약이 없는것이죠. 방문객은 이 블로거가 작성한 자신의 관심분야의 글이 올라오지 않는다면 굳이 재방문할 필요성은 없습니다.
때문에 블로그의 유일한 교류수단인 댓글등을 잘 작성하지 않습니다. 그 댓글에 대한 답변을 볼 수 있을지도 미지수니까요.

게다가 커뮤니티와는 다른 구조로 인하여 블로그 방문객들끼리의 교류는 더더욱 힘들어집니다. 포스트에 달린 한줄짜리 댓글을 보고, 이 사람과 교류를 해봐야지, 이 사람은 이런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은 절대 들지않습니다.
블로그를 운영하는 블로거도 누구인지 제대로 모르는 사람이 댓글을 단 사람이 누구인지 안다는 것은 무리죠. 때문에 설마 방문객들과의 교류할 수 있는 장소가 있다손 치더라도 아무도 이용하지 않을겁니다.

개인홈페이지는 어차피 서로간의 친구들이기때문에 방문객들과의 교류가 어렵지 않고, 커뮤니티역시 한정된 회원들속의 교류이기때문에 새로운 방문객을 알아가는데 크게 어렵지 않은것에 비하면, 블로그는 그것조차 힘든 구조라는거죠.

정리해보면,
오프라인에서 알던 사람들이 자신의 관심분야와 비슷해 자신의 블로그에 글을 읽으러 올 확률은 희박합니다. 블로그는 대부분 정보성 글들로 채워지고 있고 이 글속에서 설사 블로거와 친한사람이라 할지라도 안부를 묻기위해 그 글들에 댓글을 달기란 힘든사황입니다.

정보를 찾아 블로그에 처음 방문한 사람들은, 언제 내가 이 블로그에 다시올지, 이 블로거가 어떤사람인지 전혀 알 수 없으므로 교류를 위핸 댓글을 달기란 힘든상황입니다.

고정된 댓글을 달아주는 사람과 새로운 방문객들과의 교류역시 마찬가지의 이유로 힘든상황입니다.

이 세가지 상황들은, 결국 교류가 잘 일어나보았자 블로그 주인 <-> 새로운 신규방문객 이런식으로 1:1교류만 가능하게 만들고, 사실 이 1:1 교류또한 힘든것이 사실입니다.


결론, 블로거간 교류를 만들수있는 장이 필요하다.
미니홈피의 일촌개념처럼 너랑 나는 친구. 라는 공식이 성립되기 힘든 블로그입니다.
개인홈페이지처럼, 너는 나의 친구, 너도 나의 친구, 그러니깐 너와 너는 친구라는 공식 역시 성립되기 힘든 블로그입니다.
커뮤니티처럼 나와 너는 모르는 사람, 하지만 한정된 공간에서 계속 볼 수있는, 새로운 친구가 될 수 있는 사람 이라는 공식 역시 성립되기 힘든 블로그입니다.

결국 블로그는 정보를 싫어나르는 곳이기 때문에 사람대 사람의 정을 통하기엔 무리가 많은 공간입니다. 역설적으로 블로그는 너무나 개방되어있기때문에, 오히려 고립된다는 것이죠.
서로 전혀 알지못하는 수천, 수억명이 있는 공간에 외롭게 홀로 떨어진 한사람같달까요. 군중속의 외톨이가 되는것이죠.

이 수천, 수억명들이 소규모로 인맥을 묶어갈 수 있는 장소가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기존의 메타사이트역시 블로거들의 교류가 아닌, 블로거들이 만들어낸 자료들의 집합체로서의 역할만 간신히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블로거간 소규모 커뮤니티를 만들어내기란 참으로 힘든일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올블로그의 '나를 소개합니다.' 같은 서비스를 보면서 블로거간 정보교류가 아닌 인맥교류가 가능해질 수 있는 가능성이 보이기도 합니다.
올블로그의 '나를 소개합니다'에서는 단발성 정보전달이 아니라, 블로거라는 한사람에 대해, 그리고 그 블로거들끼리의 잡담과 교류가 이루어질 수 있는 공간입니다. 나란 사람을 알리고, 블로그만 알던것에서 블로그를 운영하는 주체인 블로거를 알 수 있는 공간인거죠.

아직은 시작단계이지만 이런곳이 더 많아져야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공통된 나이, 공통된 지역, 공통된 학교 등, 특정공통점이나 관심사들로 묶여 블로거간 소규모 그룹을 형성시키고, 그 그룹내에선 서로가 정보제공자가 아닌 '친구'로서 묶여나간다면 블로그의 고립성은 의외로 쉽게 풀릴지도 모릅니다.

정보를 제공해주는 블로거가 아닌, 나의 온라인친구, 또는 오프라인친구. 전화한통해서 술한잔 마실수있는 블로거들. 메신져상에서 소소한 일상을 서로 주고받을 수 있는 블로거들의 모임이 하나둘씩 생겨, 고립되어가는 블로거들이... 그리고 그 고립성때문에 블로그를 접는 사람이들이 없어졌으면 좋겠습니다. :)


Tags : , , ,

Trackbacks 5 / Comments 25

  • peter153 2008.08.21 07:26

    절대동감합니다. 블로그란 사막의 모래같습니다. 모두 따로입니다.

    REPLY / EDIT

    • Favicon of https://blog.arzz.com 알쯔 2008.08.21 20:32 신고

      따로인것을 엮어주는 곳이 절실합니다. ㅠ_ㅠ

      EDIT

  • Favicon of http://plan9.co.kr/tt2 주성치 2008.08.21 10:03

    헤헤 잘봤습니다. ^_^

    REPLY / EDIT

    • Favicon of https://blog.arzz.com 알쯔 2008.08.21 20:32 신고

      헤에 주성치님 오랫만이에요-
      답변달아주셔서 감사드려요 >ㅅ<

      EDIT

  • Favicon of http://feeling-diary.tistory.com 비트손 2008.08.21 10:47

    새벽부터 시작된 블로그 고립설(?)에 대한 다양한 견해들이 인상적이네요. 현재 메타뿐만 아니라 다양한 웹서비스들이 사용자들의 요구를 그만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네요. 이와 같은 문제는 블로그를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다양한 논의들이 진행될듯합니다. 좀 더 쉽게 엮이고 , 교류들 속에 의미들을 찾을 수 있는 블로그관련 서비스들이 많아졌음 하네요. :)

    REPLY / EDIT

    • Favicon of https://blog.arzz.com 알쯔 2008.08.21 20:30 신고

      저도 새벽에 블로고스피어를 보고 의외로 많은 이야기들이 나올수있다는점이... 신기하더군요. 그많은 블로그의 고립에 대해 느끼는 사람이 많은것 같아요-

      EDIT

  • Favicon of http://www.shinwonpatent.co.kr/blog 와초우 2008.08.21 10:52

    잘읽었습니다.아직 블로그가 소통의 장으로 활용되기에는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 같습니다. 속칭 눈팅 만 하고 자리를 뜨는 네티즌들이 대다수이다보니 방명록은 커녕 댓글 하나 다는 것 조차 어려워하고 불편해하는 경우가 많은것같네요.
    좀 더 많은 교류가 이루어질 수 있는 장이 필요하다는 말에 동감입니다. ^^

    REPLY / EDIT

    • Favicon of https://blog.arzz.com 알쯔 2008.08.21 20:28 신고

      글을 보러왔다가 의견을 남길려고 해도 블로그의 분위기가 어떤지, 블로거가 어떤사람인지 불확실한 상태에서 아무댓글이라도 남기기가 힘들더라구요-

      EDIT

  • Favicon of http://icehit3.tistory.com/ 파초 2008.08.21 10:55

    전 블로그를 하면서 만난 사람들과 주기적으로 교류를 할만한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네요. 블로그 주제와 무관한 간단한 안부 인사나 시시껄렁한 농담을 주고 받을 수 있게 말이죠. 블로그가 사막의 모래라면, 오아시스 같은 거 말이죠 :)

    REPLY / EDIT

    • Favicon of https://blog.arzz.com 알쯔 2008.08.21 20:24 신고

      저도 그런것이 있었으면 하는 맘으로 포스팅해본거랍니다.
      올블로그의 나를 소개합니다가 조금더 발전된 커뮤니티공간이 필요한것 같아요-

      EDIT

  • Favicon of http://stellist.tistory.com StellistDesign 2008.08.21 12:13

    공감합니다.

    블로그를 시작한지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블로그를 통해 교류를 한다는 생각은 한번도 든 적이 없습니다.

    그런 공간이 있다면 참 좋겠지요....^^

    REPLY / EDIT

    • Favicon of https://blog.arzz.com 알쯔 2008.08.21 20:24 신고

      블로그 글의 메타가 아닌 블로거들의 모임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

      EDIT

  • Favicon of http://ani2life.egloos.com A2 2008.08.21 14:35

    이런 생각도 해봤습니다.
    미니홈피는 오프라인과 일정수준 밀접해서 교류의 처리량을 받아들일만 합니다.
    그런데 블로그는 교류할 양이 갈수록 많아져서 힘듭니다.

    제가 예전에는 RSS리더기를 썼었는데 등록된 RSS가 넘쳐나자 감당을 못하게 되버렸고 결국 메타블로그에서 그때그때 올라오는 정보를 얻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보니 블로그보다는 그 블로그의 글에 촛점을 두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어떤 경우에는 나중에 '어라 아무개 블로그였네'라고 뒤늦게 알게되더라구요.

    REPLY / EDIT

    • Favicon of https://blog.arzz.com 알쯔 2008.08.21 20:23 신고

      A2님처럼 발이 넓은분께는 역으로 그렇게 될 수도 있겠네요. ㅠ_ㅠ

      EDIT

  • Favicon of http://solnamu.tistory.com 2008.08.21 14:51

    글쎄요.. 블로그나 미니홈피나.. 자기하기 나름 아닐까요?
    블로그를 통해서 새로운 만남을 갖고, 많은 친구들을 사귀는 분들도 많이 계시거든요 ^^

    REPLY / EDIT

    • Favicon of https://blog.arzz.com 알쯔 2008.08.21 20:23 신고

      어떤툴이든지 하기나름인건 맞죠 ^^;
      하지만 블로그란 특성이 교류중심으로 나가기 약간 힘들다라는 뜻이었습니다 :)

      EDIT

  • ㅇ_ㅇ 2008.08.21 19:29

    미니홈피는 글을올리는 '인간'이 중심이고 블로그는 인간이 올리는 '글'이 중심이되기때문에 성격이 다르고 굳이 바꿔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REPLY / EDIT

    • Favicon of https://blog.arzz.com 알쯔 2008.08.21 20:20 신고

      2개의 성격이 분명 다르기때문에... 블로그는 블로그 외적으로 인간(블로거)중심의 다른 교류사이트가 필요하다는것이 요지랍니다. ㅠ_ㅠ
      성격을 바꾸면 더이상 블로그가 아닌거잖아요? ^^

      EDIT

  • Favicon of http://www.ilifelog.net Memory 2008.08.21 20:50

    안녕하세요 ^^ 흠 제가 보는 블로그는 단지 글에 의한 소통만이 아닌 하나의 유기체적인 관점에서의 소통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물론 아직 기술적인 부분에서 장애들이 있기는 하지만 머지 않아 또 다른 나의 모습으로 블로그의 의미가 새겨지지 않을까 추측을 해봅니다. ^^

    REPLY / EDIT

    • Favicon of https://blog.arzz.com 알쯔 2008.10.22 14:41 신고

      안녕하세요 ^^
      저도 글 외적으로 무언가 연결고리가 되어 하나의 거대한 무언가가 블로그의 세계에 생겼으면 좋겠어요 + _+
      Memory님이 생각하시는 일이 얼릉 다가왔으면 좋겠네요 :)

      EDIT

  • Favicon of https://ufo6252.tistory.com 송다링구 2008.08.22 04:01 신고

    따로따로 고립되어 있기에 블로그의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닐까요? 커뮤니티 없는 커뮤니케이션이 블로그의 기본 정신이라고 생각합니다. 블로거들이 응집하고 그 규모가 커지게 되면 어떤 형태로든 기존의 커뮤니티나 타매체 방식을 닮아가야하니까 말이지요. 블로거들 사이에 또 다시 빅브라더가 생긴다면 블로그가 블로그로서의 의미가 없는 것이지요.

    REPLY / EDIT

    • Favicon of https://blog.arzz.com 알쯔 2008.10.22 14:43 신고

      음 그렇게 볼 수도 있겠네요. 블로그가 블로그 본연의 모습을 유지하고 그 본질을 유지하면서 계속 발전해나가는 것도 괜찮을 듯 하네요.
      좋은 의견 감사드립니다. :)

      EDIT

  • Favicon of http://cyworld.com/raphaelcy 맑은하늘 2008.10.22 14:15

    서로의 블로그홈을 통해서 댓글이나, 트랙백을 찾아서 방문하는 관계들도 소중하던걸요 ++ 좋은글이 많네요ㅎㅎ

    REPLY / EDIT

    • Favicon of https://blog.arzz.com 알쯔 2008.10.22 14:45 신고

      글 하나의 의견교류에서 좀더 발전된 지속가능한 교류도 생겼으면 하는 바램인거죠 ^^;;
      그냥 주절거린 글인데 좋은글이라고 칭찬해주시니 그저 가마사할 따름입니다. ㅠ

      EDIT

  • Favicon of http://whitewnd.tistory.com whitewnd 2010.05.13 03:14

    저도 잘 읽었습니다. 이 시대에 보기 드믄 귀한 글이군요
    정말...
    1인미디어 대중화가 되었다지만
    그 덕분에 정작 블로거가 자기 생각을 피력하기가,
    혹은 피력한 글을 찾기가
    오히려 힘들어지는 세상이 되었어요...

    REPLY / EDIT

Follow Me

Search

Statistics

  • Total : 2,318,676
  • Today : 27
  • Yesterday : 48

Blog Information

알쯔

Calendar

«   2019/11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Copyright © 알쯔의 외부기억장치 All Rights Reserved
Powered by ARZ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