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잃어버린 지난 10년

Author : 알쯔 / Date : 2008.05.19 19:00 / Category : 주절거림

몇달전, 한나라당이 줄기차게 외쳤던 구호가 있다. 그 구호는 "잃어버린 10년"을 되찾겠다는 것
지난 10년간 객관적 지표를 바라보고 있으면 무엇을 잃어버렸다는 것인지 항상 의문이었다.


지표들을 보면, 누구말대로 떨어져야 좋아지는 것들은 떨어졌고, 올라가야 좋아지는 것들은 올라갔다.
결국 한나라당이 잃어버렸다고 외쳤던 것은 "권력"뿐이다.

우리는 노무현 탄핵을 계기로 기득권과 권력을 열린우리당에 쥐어주었지만, 열린우리당은 세상에서 가장 쉽다는 권력유지를 하지못하고 멍청하게 몰락했다. 그리고 한나라당은 10년만에 권력을 찾았다. 대통령을 만들어냈고, 이번 총선에서도 과반석 이상의 의석을 차지했다.

그들이 권력을 찾은 지금, 나라가 돌아가는 것을 보고 있자니, 이제 우리가 잃어버린것이 있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몇달전까지만해도 당연하게 누려왔던, 좀더 확대해서 말하자면 지난 10년간 누려왔던 것들을 이제 우리는 잃어버렸다.

무엇을 잃어버렸을까?

경제에 대해서는 일단 생각하지 말자. 노무현정권이 그러하였 듯 경제정책은 언제나 성공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때때로 실패하기도 하고, 그에 따라 경제가 나빠질 수도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뭐, 지금까지의 상황만 봐서는 계속 떨어지고만 있긴 하지만, 언젠가 올라갈지도 모르는 일이다.

경제보다 더 큰것은 우리는 민주주의를 잃고 있다는 것이다. 김대중 5년, 노무현 5년간 한국의 민주주의는 크게 발전했었다.
국민들의 사회참여는 활성화되었고, 정부가 잘못한 일에 대해서는 따끔하게 한소리할수도 있었다.
한때 유행하던 댓글놀이처럼 '이게 다 노무현때문이다.' 처럼 마음놓고 대통령을 욕할 수 있는 사회가 되었다.
언론도 대통령눈치보지않고, 대통령을 일방적으로 비판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정부까지 상상도 못했던 일이다. 그 당시 대통령은 절대권력자였고, 그들에게 반기를 든다는것은 상상도 못했던 일이다. 그것을 김대중, 노무현 정권이 바꾸었다.
낮은대통령을 만들겠다는 정책을 노무현은 철저하게 만들어냈다.

그러던 것이 한나라당이 10년간 잃어버린 권력을 찾는 순간 많은 것이 바뀌었다.
몇년전 탄핵을 외쳐대었던 정부는, 단지 탄핵서명을 올렸다는 이유로 고등학생을 수사하도 했다. 고등학생을 집회에 참석했다는 이유하나만으로 수업중에 경찰조사를 하기도 하고, 사실을 전달하고자 했던 프로그램은 정부정책에 반한다는 이유 하나로 정부로부터 고소를 당하기도 한다.
뿐만아니라 자유로운 의사소통의 장인 인터넷은 유례가 없는 통제가 이루어지고 있다.
정부에 반하는 글들은 소리소문없이 삭제되기 일수였고, 의견을 내세울수있는 곳은 폐쇄되기도 한다.

대학생들이 등록금투쟁을 하자 그 인원은 수배에 달하는 전경들을 배치하기도 하고, 지난 5년간 아무런 문제 없었던 촛불집회는 어느새 불법집회로 둔갑하여 참석자와 주최자를 당혹스럽게 하기도 한다.
무엇이든 잘못되기만 해도 대통령을 욕할 수 있었던 것이, 이제는 이명박을 욕할려면 경찰조사를 받을 각오를 하고 해야한다.

정책발표의 국민들의 암묵적인 동의를 받아 시행되었던 국정은 바뀌어도 너무 크게 바뀌었다. 지난 10년간, 나는 정부가 펼치는 정책에 대해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물론 문제가 많았던 정책을 펴기도 했지만, 나를 그리고 국민전체를 경악으로 몰고갔던 정책은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나오는 정책마다 '악!' 소리가 절로 나는 정책들로 나를 비롯하여 대다수 국민들은 하루라도 편할날이 없다. 더 큰문제는 국민들이 반대하여도 시행한다는 것이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으로 국민들은 졸지에 죽음을 걱정하게 되었고, 대운하 정책으로 그동안 별 관심없었던 환경문제까지 걱정하게 되었으며, 의료보험 민영화 정책으로 서민들은 병에 걸릴까 걱정하며 살게될지도 모른다. 굴욕외교로 국민들을 하염없이 부끄럽게 만들기도 하고, 지난 과거를 잊자는 말로 모든 것을 덮어버릴까 걱정하기도 한다.

이 모든것이 국민들의 뜻과는 다른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흡사 이명박 혼자 모든것을 독단적으로 처리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수십년간 독재를 몰아내고 국민들의 뜻을 알리고, 국민들의 의견이 반영하기위해 흘렸던 피와 땀을 모두 헛수고로 만들어 버리고 있다.

참정권을 얻기 위해 흘렸던 모든 노력의 산실인 투표용지 한장을 아무런 생각없이 써버리고 이제서야 발등에 불떨어진마냥 열심히 반대를 외쳐보지만, 모든 권력을 되찾은 지금의 정부는 들을생각도 하지 않는다. 지금 정부는 가진바 권력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지킬려고 하는 정부이자, 언론을 장악하고, 국민들을 장악하여 결국 모든 것을 뜻대로 하려고 하는 정부이다.
이것들 다시 되돌리기 위해선 일반적인 방법으로 힘들지도 모른다. 어쩌면 앞으로 계속 이런정부속에 살아할지도 모른다.


지난 10년간 잃어버렸던 권력을 한나라당이 찾았다면, 우리는 지난 10년간 누려왔던 민주주의와 그로 인한 평안을 지금부터 잃은 것이다. 당장 지금만 해도 각종 정책에 반대하기 위해 하던일을 뒤로하고 이리저리 뛰어나니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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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s 0 / Comments 8

  • Favicon of http://ani2life.egloos.com A2 2008.05.19 21:19

    동감합니다.
    그들이 잃어버렸다는 것은 지금 처럼 국민을 유린하며 가지고노는 권력이죠.
    툭하면 사법처리 운운하고 수업중인 학생의 인권 탄압하고, 반대하는 언론의 입을 막으려하고, 자신들의 정책에 반대하면 좌파빨갱이고, 무조건 오해고 국민이 무지한거고...등등.

    REPLY / EDIT

    • Favicon of https://blog.arzz.com 알쯔 2008.05.26 08:24 신고

      평화적인 집회에 이명박정부가 대응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안습이지요 ㅠ_ㅠ

      EDIT

  • Favicon of http://www.abesattic.com 미시간 백수 2008.05.19 23:15

    조중동과 딴나라당의 매국질에도 눈과 귀가 먹어 무식하게 성원을 보내줬던 많은 한국 사람들은 조금 더 고생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 고생을 통해 그들이 깨달을 것이다라는 희망은 없습니다. 그들과 싸우며 얘기하며 느낀 것은 그들에게는 나라를 위하는 방향이 무엇인가 보다는 내가 정한 나라를 위한 방향이 무엇인가가 더욱 더 중요한 것이었습니다. 고집이죠. 꺾을 줄을 모르는... 독재도 그 어떤 비리도 합리화하기에 좋은 정신상태인거죠. 하지만 그들땜에 고생하는 선량한 우리나라 사람들을 밖에서 바라다보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REPLY / EDIT

    • Favicon of https://blog.arzz.com 알쯔 2008.05.26 08:25 신고

      이명박정부를 통해 조금이나마 뭔가를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정부에서는 이런일이 없어야할텐데... 왠지 이런상황이 지속될것만 같습니다.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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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s://recital.tistory.com su 2008.05.20 00:34 신고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한 때, 딴나라당의 인기에, 그리고 정권이 바뀌는 것에 너무나도 안따까웠지만, 그래도..
    이것도 민주주의의 일부분이니깐,,하고 위로 삼았는데.. 차마 이정도일줄이야 하며..
    안타까운 마음 그지 없네요.
    맹박이도 맹박이지만, 그걸 모른 대다수의 이들도 바보라고 말해주고 싶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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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s://blog.arzz.com 알쯔 2008.05.26 08:26 신고

      정권교체가 되면 그만큼 깨끗해진다고들 말합니다만...
      이번 정권교체는 더 더러워졌;;;
      다음정권은 부디 깨끗해졌으면 좋겠습니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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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moss2.tistory.com Tip 2008.05.26 02:02

    오우.. 멋진 말인데..
    요즘 내 생각인데... 일부러 일을 여러개 터트리고 있다는 느낌이란 말이지...
    문제는 이러다가 조용해 져버린다는 거지...
    이번에 우리 국민들이 얼마나 성장했는지 볼 수 있겠지...
    10년 전만을 생각하고 권력을 휘두르는 딴나라당에 대항해서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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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s://blog.arzz.com 알쯔 2008.05.26 08:26 신고

      이번에는 꽤나 오래가서... 정부에 국민의 무서움을 보여주었으면 좋겠다는...
      정부가 국민을 개무시하는 지금 상황도 모두 우리가 너무 빨리 잊어왔기에 가능했던게 아닐까 하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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